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규모 7.1의 더 강력한 지진이 잇따라 인근 주민까지 공포에 떨고 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현지시간 5일 오후 8시 19분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쪽으로 202㎞ 떨어진 곳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애초 40㎞로 관측됐다가 10㎞로 정정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캘리포니아주 남부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북동쪽으로 17㎞ 지점에서 역시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전날 6.4 지진 이후 크고 작은 지진이 1천 회 넘게 이어졌다. AP 통신은 이날 강진이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20년 만에 가장 강력하다고 보도했다.
이번 강진은 LA 다운타운은 물론 물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멕시코에서도 감지됐다고 USGS이 발표했다.
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 홈구장에서는 기자석이 휘청거리고 일부 팬들이 비상구로 급히 달려나가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경기도 지진 탓에 중단됐다.
LA 도심 고층빌딩에서는 30초 동안 건물이 크게 흔들려 시민들이 패닉 상태에서 뛰쳐나왔다는
목격자 증언이 잇따랐다.
LA 북부에 있는 놀이공원인 식스플랙스는 지진 여파로 놀이기구 운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애너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에서도 놀이기구 운행을 중단하고 이용객들을 대피시켰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999년 10월 모하비 사막 인근에서 같은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적이 있으며, 1994년 노스리지 지진으로 57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를 입기도 했다. 역대 최악의 지진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당시 3천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앙에서 가까운 리지크레스트는 모하비 사막과 인접한 인구 2만8천여 명의 소도시다.
컨카운티 소방국은 복수의 부상자와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으나 부상자 상태나 화재 정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소방국은 비상대피소를 개설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지진이 발생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은 지진으로 일부 가구가 정전된 상태라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컨카운티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 비상대책반 사무소를 가동시키고 경계 수준을 최고 단계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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