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테리어가 33개월 여아를 문 사고와 관련, 안락사를 주장한 반려견 행동 교육 전문가 강형욱이 쏟아지는 비난에 입장을 밝혔다. 강형욱은 해당 폭스테리어가 비슷한 사고를 반복적으로 낸 점을 지적하며 “안락사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강형욱은 5일 인스타그램에 “가끔은 제가 하는 말들이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릴 수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먼저 약속을 잘 지키고 반려견이 내 가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날들이 쌓이면서 우리와 반려견이 사회 속에 잘 어울려 살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이어 “앞으로도 펫티켓 잘 지키며 당당하게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든 폭스테리어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사람을 물었다고 모두 안락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강형욱은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좀 더 자세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폭스테리어가) 여러 차례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며 “그 말은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여서 보호자님께서 이 폭스테리어를 잘 케어하고 교육하기에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이 폭스테리어를 완벽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안락사를 해야 한다고 할 수 없는 걸 저도 안다”면서도 “그 친구가 계속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 산다면 분명 또 다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적절한 조치나 예방이 없을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경고성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관련 견종을 키우는 분들께 상처를 준 것 같아 마음이 좀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사고는 지난달 21일 오후 5시10분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발생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A씨(71)의 반려견인 폭스테리어가 33개월 여아의 허벅지를 물었다. 다른 아이도 무는 등 비슷한 사고가 몇 차례 반복됐지만 견주는 폭스테리어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고가 지난 3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강형욱은 유튜브 영상에서 “다른 사람이 해당 폭스테리어를 키워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안락사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잘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이 강아지는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많다”면서 “아이를 죽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반려견 관리를 소홀히 해 여아를 다치게 한 혐의(과실치상 혐의)로 A씨를 조사 중이다. 사고 당시 A씨는 개 목줄을 잡고 있었지만, 목줄이 늘어나는 바람에 폭스테리어가 피해 아동에게 달려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 사실을 조사한 뒤 A씨를 입건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