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김상조 만나 “文대통령에게 국민 아픔 전하고 싶다”

입력 2019-07-05 15:58 수정 2019-07-05 16:20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황교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국회로 찾아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김 실장은 “한·일 문제를 푸는데 한국당이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황 대표는 오후 2시부터 30분가량 당대표실에서 취임 인사차 방문한 김 실장을 접견했다. 김 실장은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전국을 돌며 민생대장정을 했는데, 국민의 아픔과 힘든 모습들을 너무 많이 봤다”며 “제가 보고 느낀 국민들의 아픔, 목소리를 문 대통령께 알리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희망한다”며 “정치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힘들고 어려워하는 상황을 대통령께 전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기회를 주실 수 있도록 대통령께 건의해 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문 대통령을 면담한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5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지만, 황 대표는 당시 이를 거부하고 1대 1 영수회담을 역제안했다. 이후 양측은 회담 형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끝내 회담이 불발된 상태다.

황 대표의 대통령 면담 요청에 김 실장은 “대표님이 말씀하신 내용과 요청 사항들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 시간에 대통령은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한 지방 행사에 참석하셨다. 대통령 비서로서 수행해야 하는 자리지만 황 대표를 찾아뵙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대통령께 양해를 구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한두 가지 더 말씀드린다”며 “이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나고 있는데, 정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꼽았다. 황 대표는 “민생경제 문제에 대해 국민들 앞에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경제토론회, 경제원탁회의도 성사되도록 도와 달라”고 주문했다.

‘J노믹스’라 불리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설계자인 김 실장은 “오늘은 인사차 예방하러 왔다. 대목 대목 답변 드리기에 적절한 장소는 아닌 것 같다”고 응수했다. 다만 “경제청문회 또는 경제원탁회의, 경제토론회 등은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하는 대로 하겠다. 저도 불러주신다면 찾아뵙겠다”고 했다.

그는 “경제정책 기조에 있어서도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는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다”며 “유연성을 조화시키면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대표님께 부탁의 말씀이 있다”며 “일본과의 문제를 조속하고도 원만히 풀기 위해 정부가 부족하거나 미숙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지더라도 정부 일에 힘을 실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잘 알겠다.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돼 우리 경제, 민생, 심지어 안보까지 흔들리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대답하자, 김 실장은 “국익을 지키는데 정부, 재계가 따로 없고 여야가 따로 없다”며 재차 협조를 호소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