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해외송금시장…동남아 부동산 투자 송금액 ‘쑥’

입력 2019-07-05 11:25 수정 2019-07-05 11:33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송금 비중이 58%
자녀 유학·연수 송금액은 중고생이 대학생보다 많아

<2018년 연령대별 송금 국가 및 연간 평균 송금액>

해외 송금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국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한 송금이 부쩍 늘었다. 투자 지역도 선진국에서 동남아 지역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자녀에게 보내는 유학·연수 송금은 대학생보다 중·고등학생에게 보내는 돈이 더 많아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5일 ‘해외 송금·환전 이용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KEB하나은행을 통해 해외 송금과 환전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내국인)의 거래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내국인의 1인당 평균 송금액은 약 3만6000달러(4210만원)로, 연간 3회 정도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한 송금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국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증시가 부진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미국(32%), 말레이시아(25%), 베트남(22%), 캐나다(8%), 필리핀(6%), 태국(5%) 등의 순으로 많았다. 동남아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남아 비중이 58%에 달했다.

부동산 투자를 위한 송금액은 미국은 평균 97만 6000달러(약 11억4000만원), 캐나다는 50만3000달러(약 5억9000만원)였다. 베트남은 15만6000달러(약 1억8300만원), 말레이시아 12만8000달러(1억5000만원), 태국 11만1000달러(1억3000만원), 필리핀 4만5000달러(5300만원) 등이었다.

유학·연수 자금 송금의 경우, 중·고등학생 자녀에게 보내는 송금액이 대학생 자녀보다 많았다. 유학·연수목적의 송금 가운데 송금 수취인이 10대인 경우, 미국(송금국가 기준)은 연 4만9000달러, 캐나다는 4만5000달러였다. 반면 20대는 미국이 4만달러, 영국 2만5000달러, 캐나다 2만3000달러 순이었다. 중·고등학생 자녀의 유학·연수 비용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환전 서비스는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거래 비중이 부쩍 늘었다. 토스 등 비은행 금융사를 통한 이용량이 최근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영업점 및 공항 환전과 같은 대면 채널 이용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