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한동희(20)에 대한 양상문 감독의 기대가 너무 높아 보인다.
한동희는 지난 4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초다. 제이콥 윌슨(29)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2사 1,2루 상황이 계속됐다. 타석에 한동희가 들어섰다. SK 선발 문승원의 5구를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찬스를 지워버렸다.
그리고 3회초 윌슨의 3점 홈런이 터졌다. 그러나 한동희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6회초에는 바뀐 투수 박민호를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7회초에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닝을 스스로 끝내버렸다. 4타수 무안타였다. 중요한 순간 공격의 흐름을 끊어놓고 있는 한동희다.
그리고 8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SK 노수광이 희생번트를 댔다. 고효준이 급하게 잡아 1루에 던졌지만, 1루수 한동희는 공을 놓쳤다. 물론 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고효준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요령있는 포구를 하지 못한 한동희에게도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 곧바로 정훈(32)으로 교체됐다.
한동희가 이날 기용된 것은 전날 2안타를 때려낸 영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성적을 보면 23타수 4안타, 타율 0.174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전체적으로 봐도 133타수 30안타, 타율 0.226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2개, 2루타 6개가 장타의 전부다. 장타율은 0.316밖에 되지 않는다. 삼진은 42경기서 45개를 당했다. 볼넷은 15개밖에 되지 않는다. 출루율이 0.300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수비에서도 실책이 많다. 8개나 된다. 3루수로서 7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사실상 3루수 요원에서 빠진 상황이다. 그러나 1루수로서도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다. 8경기 1실책이다. 정훈과 이병규 등 1루수 자원이 벤치에 있음에도 한동희를 계속 기용하는 양 감독이다.
한동희는 2018년 롯데가 1차 지명한 선수다.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다. 1군 경험부터 채우기보다는 기본기부터 채워나가는 게 맞다. 계속 타석에서 맞지 않고, 수비에서 실책한다면 자신감만 떨어질 수 있다.
또다시 계속 기용한다면 사랑이 아니라 집착에 가깝다. 지금은 한동희에게 경험을 줄 때가 아니라 실력을 다듬을 시간을 줘야 할 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