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진술 거부 안해”

입력 2019-07-04 20:16 수정 2019-07-04 20:32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의 의붓아들(4)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4일 고씨에 대한 2차 대면조사를 벌였다.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 대면조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이날 제주교도소에서 피고소인 신분인 고유정을 상대로 9시간 정도 조사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제외한 수사관 8명을 투입해 당시 상황을 집중 추궁했다.

고씨는 이날 전 남편 살인 혐의와 달리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비교적 성실하게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조사에 임했다”며 “조사 내용 등은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에 이어 5일 추가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된 자료와 정황 증거 등을 바탕으로 고씨의 연쇄살인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고씨의 의붓아들 A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A군은 의식과 호흡, 맥박이 모두 없던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소견을 내놨다.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고, 특이 약물이나 독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일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3가지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장소 등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자 수사기간을 연장하면서 보강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재판에 넘겼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오는 15일 오전 10시30분 고유정에 대한 공판준비절차에 들어간다. 공판준비절차는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고유정 측은 강력한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고씨 측은 형사소송법 관련 논문을 다수 작성한 판사 출신의 변호인과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변호인 등 5명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만큼 검찰의 증거를 반박하기 위한 논리를 제시하기 위해 이 같은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