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 미뤄진 쇼트트랙 동성 성희롱 사건… “진술 엇갈려”

입력 2019-07-04 18:18 수정 2019-07-04 18:19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임효준. 뉴시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선후배 간 성희롱 사건에 대한 처분을 미뤘다.

연맹은 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제12차 관리위원회를 열고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임효준(23·고양시청)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4시간 가까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연맹 관계자는 “사건의 당사자와 참고인의 서면진술 등이 엇갈리고 있다”며 “객관적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고 경위를 철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는 임효준, 피해자는 같은 종목 국가대표 황대헌(20·한국체대)이다. 연맹은 회의를 앞두고 가·피해자를 모두 불러 진술을 받았다. 조사와 회의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임효준은 지난달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암벽 등판 훈련 중 황대헌의 바지를 내렸다. 황대헌은 “수치심을 느꼈다”며 지난달 19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성희롱 피해를 신고했다. 임효준은 “친근감에서 비롯된 장난”이라고 주장했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다.

진천선수촌은 임효준·황대헌을 포함한 쇼트트랙 남녀 국가대표 16명 모두에게 강화훈련 1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인 황대헌, 사건과 무관한 여자 국가대표 8명도 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은 현재 진천선수촌을 떠나 각자의 소속팀에서 훈련하고 있다. 퇴촌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성폭력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 등 여자 국가대표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됐다. 심석희가 추가로 폭로한 성폭행 사건으로 지난달 4일 검찰에 기소돼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남자 선수의 여자 기숙사 무단출입 사건도 있었다. 남자 국가대표 김건우는 지난 2월 진천선수촌 여자 기숙사에 무단으로 들어가 연맹으로부터 출전정지 1개월 징계를 받았다. 김건우의 출입을 도운 여자 국가대표 김예진은 사실상 징계 효력이 없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