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만난 손정의 회장 “한국, 첫째도 둘째도 인공지능 집중해야”

입력 2019-07-04 17:56 수정 2019-07-04 18:09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AI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 육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부터 1시간30분가량 청와대 본관에서 손 회장을 접견했다. 두 사람은 당초 예정된 시간을 50분가량 넘겨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2012년 6월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를 방문해 손 회장과 대담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 당시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을, 노무현 대통령 당시 온라인게임 산업 육성을 조언했는데, 그것이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고 청와대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손 회장은 1999년 12월 김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그는 그 일을 거론하며 “현재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세계 1위 국가로 성장하고 수많은 IT우수 기업이 배출돼 기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지난 20년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이 1.2배, 미국이 1.8배 성장할 동안 한국은 3.7배나 성장한 데는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2 벤처 붐 가속화를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조언해 달라”고 하자 손 회장은 “교육, 정책, 투자, 예산 등 AI 분야 육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젊은 기업가들은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없기 때문에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한국의 혁신벤처창업가들에게 투자해 줄 것과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이들 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또 AI 전문 인력 양성에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손 회장은 “그러겠다(I will)”고 대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손 회장은 또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며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