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적 제115호로 지정된 ‘수원 화령전’은 화성 축조(1793~1796)를 주도 했던 조선 22대 임금 정조(1752~1800)가 승하한 뒤 어진을 모실 영전(影殿)으로 1801년 건립됐다. 전주의 경기전과 함께 궁궐 밖에 영전이 남아있는 드문 사례다. 정조 이후의 모든 왕들이 직접 방문해 제향을 했다는 점에서 그 위상이 매우 높다.
‘수원 화령전 운한각·복도각·이안청’ 세 건물은 ㄷ자형 배치형태로 먼저, 화령전의 중심 건축군으로 정전(正殿)인 운한각과 운한각 옆면을 바라보고 서 있는 이안청, 두 건물을 잇는 통로인 복도각이 자리한 구조다. 이안청은 불가피한 상황에 어진을 임시 봉안하는 곳인데, 정자각 정전에 이안청이 별도로 있던 조선 초기 영전과는 달리 이안청을 복도각으로 연결해 조선 후기의 변화된 새로운 형식의 영전 공간구성을 보여준다. 기둥의 가공이나 창호, 창틀, 지붕마루, 기단 석축 가공 등 세부적으로도 격식이 돋보이는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1801년 창건 당시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고 19세기 궁궐건축 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