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현직 기사 “수위 높은 승객 성희롱은 일상이다”

입력 2019-07-04 11:24

“한 번은 민소매를 입은 여성이 만취한 채 뒷자리에서 주무시고 계셨는데, 기사가 ‘내가 태운 승객의 가슴이 다 보인다’라고 얘기하니 다른 기사들이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어보라고 주문도 하고... 사람들이 ‘어우 좀 더 가까이에서 찍어봐라’ 호응을 해주니까 가슴 중요 부위를 조금 더 확대해서 찍어 올리고... 밤에 서울 강남 논현역 주변에서 여성을 태우면 기사들끼리 채팅으로 ‘승객이 술집 아가씨일 것 같다’고 해요.”

타다 현직 기사가 문제가 된 ‘타다 단톡방 성희롱’은 일상이었다고 고발했다.

3일 KBS에 제보한 5개월 차 타다 기사 A씨는 평소 기사들끼리의 성희롱 발언은 빈번했고 정도도 심했다고 말했다.

A씨가 폭로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은 ‘타다 기사 인증’을 거친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방이다. 총 160여명의 기사가 참여하고 있고,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발언을 삭제한 사람도 있었다.

기존에 논란이 됐던 채팅방에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었다. 타다 기사들이 참여한 여러 단톡방에서 비슷한 문제가 벌어지는 셈이다.

KBS 화면 캡처

A씨가 공개한 단톡방에서 기사들은 여성 승객을 성희롱 하고 몰래 찍어달라고 요구했다. 승객의 몸매를 지적하거나 악취가 난다며 흉을 보기도 했다. 발언 수위가 과해지면 제지하는 기사들도 있었다. 타다가 2일 기사들의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하자 이를 조롱하는 기사들도 많았다.

A씨는 타다 기사 채용 과정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음주운전 유무 서류를 떼오게 하고 면허증 한번 보고 바로 취업한다”며 “성인지 교육 등 서비스 중에 필요한 직무교육은 받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타다는 2일 “문제가 된 기사들은 즉각 계약해제 조치됐다”며 “기사 전원 대상으로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