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발 투수가 수상할 수 있는 4개 부문을 3명이 나눠 가졌다.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32)이 2.88로 평균자책점 부문을 수상했다. 두산 세스 후랭코프(31)가 18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또 18승 3패, 승률 0.857로 승률 1위도 차지했다. 한화 이글스 키버스 샘슨(28)이 195개의 탈삼진으로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런데 올해는 린드블럼이 4개 부문 모두 독식할 체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린드블럼은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무려 8이닝을 소화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를 내줬지만 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볼넷도 하나 없었다. 두산의 3대 1 승리를 견인했다.
6연승이다. 그러면서 다승 1위를 공유했던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30)를 제치고 13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SK 와이번스 김광현(31)이 10승으로 3위에 올라 있다.
평균자책점 또한 1.89로 낮추며 역시 1.99의 산체스를 계속 앞서고 있다. 이 두 투수만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승률에서도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18경기에 나와 13승 1패, 승률 0.929를 기록 중이다. 승률 9할이 넘는 유일한 KBO리그 투수다. 10번 등판하면 9번 이상 승리가 보장되어 있다는 말이다. 2위 산체스가 12승 2패 0.857을 기록하고 있고, 김광현이 10승 2패 승률 0.833으로 추격하고 있지만, 간격이 커 보인다.
등판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긴 하지만 탈삼진 부문에서도 1위를 재탈환했다. 112개다. 2위 김광현의 110개와는 불과 2개 차이다. 가장 경쟁이 심한 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3위 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이 95개에 불과해 사실상 2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렇게 되면서 린드블럼은 선발 투수가 수상할 수 있는 4개 부문 모두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충분히 MVP까지 노려볼만하다.
이것만이 아니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18경기에 나와 119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진 투수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90으로 유일하게 1을 넘지 않는 극강 투수다. 피안타율 또한 0.203으로 리그 최강이다.
이같은 린드블럼과 2017년 시즌을 마친 뒤 감정싸움까지 벌이며 재계약을 하지 않았던 롯데 자이언츠 구단의 한심함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