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를 막아달라며 청와대에 편지를 전달했다.
서울 22개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모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3일 자사고 폐지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자사고를 없애면 8학군이 부활하고, 부모들은 수억원의 빚을 내서 강남권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호소다.
자학연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문과 시민 3만명의 서명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자학연은 문 대통령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학생과 학부모 동의 없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면 교육이 평등해질 것이라고 믿느냐”며 “자사고 폐지는 강남 8학군 부활이며 대통령이 걱정하는 부의 양극화, 교육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이고 교육의 불평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자사고가 폐지되면 수억원씩 빚을 내 강남구로 이사를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는 학부모도 많을 것이므로 자사고 폐지는 그들의 교육열과 꿈을 꺾는 것”이라고 했다.
학부모들은 자사고를 택한 이유도 강조했다. 자학연은 “학부모들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문사학이자 뚜렷한 건학 이념을 지닌 자사고를 평가와 검증을 거쳐 선택했다”며 “어떤 대책도 없이 학생의 학교 선택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명백히 제한하고 평등 교육만 강조하는 행동은 자유민주주의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회 불평등을 조장하는 세력도 아니며 기득권층도 아니다”라며 “그저 아이들 교육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대통령이 사랑하는 서민이고, 서울 곳곳에 지방 곳곳에 사는 대통령님이 돌봐주셔야 하는 서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13개 자사고는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