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접견한다.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 최대 IT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 창업자를 만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2시 청와대 집현실에서 손 회장을 만나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혁신성장’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번 만남은 손 회장이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은 1957년 일본 사가현 도스시(鳥栖市)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대구에서 18세 때 일본 큐스로 건너가 탄광 노동자로 일하다 도스시로 이주한 소작농이었다. 손 회장은 1981년 24살의 나이에 창업자금 1000만 엔을 갖고 지하 차고에서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이후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이자 IT 투자기업으로 키워냈다.
손 회장은 신속한 투자를 결정하고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도 자신있게 베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과의 5분간 면담만으로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손 회장에게 한일관계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 회장이 방한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손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10년 내 신산업분야에서 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었다. 앞서 2011년 6월엔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몽골 고비 사막에서의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