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조리사와 돌봄교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 2만2000여명이 예고한대로 3일 파업에 들어갔다. 전국 학교 2800여곳에서 급식이 중단되고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교육부는 전국 국·공립 유·초·중·고 1만585개의 비정규직 노동자(교육 공무직) 15만2181명 중 14.4%인 2만2004명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전날 파업에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5만여명의 절반 수준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5801명이 파업했고 경남 2000명, 강원도 1865명, 서울 1525명, 전남 1522명 순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에 따라 상당수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만438개 학교의 26.8%인 2802곳에서 단축수업을 하거나 대체 급식을 제공했다. 이중 1757개 학교는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식을 제공했고 589개교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게 했다. 230곳은 단축수업을 했다. 745개 학교는 기말고사로 급식을 하지 않았다. 시·도별로 서울 105곳, 경기도 845곳, 인천 155곳, 부산 72곳, 광주 132곳에서 급식 차질을 빚었다. 돌봄 교실이 운영되지 않은 곳은 전국에서 139곳이었다. 학교를 제외한 공공부문 사업장에서도 비정규직 4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민주노총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집회 참가 인원을 5만3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올해 들어 열린 집회 중 가장 큰 규모다. 민주노총은 “학비연대 소속 비정규직 참가자가 3만5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공운수노조와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소속 노동자도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단체로 녹색·분홍색 조끼를 맞춰입고 집회에 참가했다. 윤영금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지부장은 “급식대란이라고 하지만 진짜 대란은 비정규직이 넘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비연대는 5일까지로 예고한 파업을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비연대는 기본급 6.24% 인상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현재 60% 수준인 임금 수준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정임금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 당국과 학비연대는 9~10일 세종시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실에서 교섭을 이어갈 계획이다.
집회에는 보석 석방 상태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했다. 그는 지지발언에서 “민주노총 2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날한시 일손을 멈춘 총파업 투쟁을 만들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수공무집행방회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28일 보석금 1억원을 내고 석방됐다.
조효석 방극렬 황윤태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