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3400년 전 ‘이라크 고대 궁전’ 유적 드러나

입력 2019-07-03 17:31 수정 2019-07-03 17:57
튀빙겐대 쿠르디스탄 고고학기구 제공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자치구에 있는 저수지에서 약 3400년 된 고대 궁전의 유적지가 발견됐다.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지 수위가 낮아져 바닥에 있던 궁전 터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3일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고대 궁전 유적지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계기로 고고학 조사가 진행되면 이곳에 존재했던 미탄니 왕국에 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티그리스강변에 있는 모술댐의 저수지에서 발견된 이 유적지는 미탄니 왕국 시대 때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미탄니는 고대 근동 지역에서 연구가 가장 덜 진행된 제국이다.

튀빙겐대 쿠르디스탄 고고학기구 제공

‘케뮌(Kemune)’으로 알려진 이 고대 궁전은 강물에서 불과 20m 정도 떨어진 계단형 지형인 단구 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단구 부분은 진흙으로 된 벽돌로 보강돼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독일 튀빙겐대 산하 고대근동연구소의 고고학자 이바나 풀지스는 “이 궁전은 진흙 벽돌로 두께 2m까지 벽을 쌓아 세심하게 설계된 건물”이라며 “일부 벽은 높이가 2m를 넘고 몇몇 방은 바름벽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튀빙겐대 쿠르디스탄 고고학기구 제공

풀지스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채색된 벽화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미탄니 왕국의 궁전 벽화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풀지스는 “이번 발견은 고고학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설형문자가 새겨진 점토판 10장도 발견돼 해독을 진행할 예정이다.

궁전 유적의 존재는 지난 2010년 확인됐으나 발굴 작업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발굴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궁전 유적은 다시 물 속에 잠겼다. 풀지스는 “궁전 유적이 언제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발굴작업을 통해 미탄니 왕국에 대한 사료를 찾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송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