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6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의 대규모 노후 기반시설 투자 발표가 경기 반등을 이끌어냈으나 아직 본격 회복 기조로 해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3일 발표한 6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63.0) 대비 17.5포인트 상승한 80.5를 기록했다. 대형 수주가 일부 회복된 가운데 정부가 노후 기반시설에 3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점 등이 지수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CBSI는 100을 기준선으로 현재 건설경기 상황에 대한 비관 전망 기업이 많으면 하방, 낙관 전망 기업이 많으면 상방으로 지수가 형성된다. 5월 CBSI는 수주 위축 영향으로 5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수주가 일부 회복되었고, 정부의 정책 발표와 지난 5월 부진의 통계적 반등 효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지수가 1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며 “특히 정부 발표가 지수 회복에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건설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크게 호전됐다. 대형건설업체 CBSI는 한 달 전보다 28.1포인트 급등한 91.7을 기록했다. 중견과 중소업체도 전달에 비해 각각 10.1포인트, 13.4포인트 상승한 74.5와 74.1로 나타났으나 온도차가 다소 컸다.
신규공사 수주 관련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6.7로 전월 대비 14.7포인트 상승했다. 건설공사 기성 BSI는 5.4포인트 상승한 86.3, 자금조달 BSI도 5.9포인트 상승한 81.8로 지수 전반이 개선됐다. 7월 전망치 역시 6월 대비 5.7포인트 소폭 상승한 86.2로 조사됐다.
다만 지수 특성상 비관 전망 우세는 변하지 않은 만큼 하반기 수주 등 실적 개선과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가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지수 수준이 기준치에 크게 밑도는 80선으로 여전히 낮아 부진한 건설경기가 회복 기조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어려워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