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돌입한 3일 경남 도내에서도 급식 중단 등 학교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아침 등굣길에서는 학교 주변으로 도시락 가방 등을 손에 든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학생들은 급식중단 사태에 대해 다소 불편하다는 생각을 밝히면서도, 조리사들의 파업취지와 처우개선에는 어느 정도 이해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함안군 한 학부모는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 아이들 2명 도시락 준비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특히 오늘따라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할 일이 있어서 도시락까지 싸느라 엄청 바빴다”고 전했다.
창원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아침에 도시락을 건네면 음식이 상할까 봐 걱정돼 방금 만들어왔다. 도시락과 물통을 교실에 갖다 주려고 학교를 직접 찾았다”고 했다.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은 3학년 학생은 “도시락이 급식보다 더 맛있다”며 “도시락을 학교에서 먹으니깐 소풍 온 것 같은 기분도 든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5학년 한 여학생은 “사각형 도시락 가방을 들고 학교에 오니까 좀 무겁기는 하지만, 엄마가 제가 좋아하는 소시지 반찬을 싸줘서 점심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이날 시험을 치르는 창원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 김모 양은 “시험 기간이라도 원래는 점심 급식을 먹고 하교하는데 오늘은 급식하지 않는다”며 “집에 가서 밥을 먹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은 이날 창원의 한 학교를 방문해 40여분 간 1, 5, 6학년 총 3곳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이 학교 재학생 1234명과 교직원 88명은 도시락을 가져오거나 학교에서 준비한 빵, 요구르트 등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학교 관계자는 준비한 빵, 요구르트가 평소 급식보다는 칼로리가 부족하지만 대신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도시락을 먹는 게 신기한지 대부분 밝은 표정으로 식사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총파업 첫날인 이날 전체 857개 학교에서 2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예상했다. 이 가운데 정상 급식을 하기로 한 548곳을 제외한 309곳(36%)에서 정상 급식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309곳 중 98곳은 빵·우유, 99곳은 도시락, 50곳은 요리체험학습 등 특별활동으로 대체급식을 할 예정이다.
정기고사나 학사일정 조정 등으로 62곳은 급식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실제 파업 규모와 급식 현황 등에 대한 자료는 오전과 오후 각 한 차례 집계할 것”이라며 “학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첫날 학부모들은 걱정
입력 2019-07-03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