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파업 첫날, 빵과 음료수로 급식 대신

입력 2019-07-03 14:52 수정 2019-07-03 16:59

3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소재 A중학교 B학급은 점심시간이 되자 담임교사가 임시로 마련된 소보루·소시지빵 각 1개씩과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원래는 보리밥·두부된장찌개·오향장육·콩나물무침·배추김치 등의 식단으로 구성된 급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급식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A중학교는 1일 시작된 기말고사가 이날 끝난다. 점심만 먹고 학생들이 하교를 해서 그런지 B학급 학생들은 급식 대신에 지급된 빵과 음료수에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한 남학생은 “파업을 하는 분들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이렇게 빵과 음료수를 점심으로 먹기에는 부족하다”며 “집에 가서 엄마한테 밥을 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되풀이되는 학교 급식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학부모운영위원회에서 마련한 매뉴얼에 따라 간식이 제공됐다”면서 “하루빨리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돼 학생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파악한 도내 학교별 급식 운영 계획에 따르면 2260개 학교(병설 유치원 포함) 중 590개(26.1%) 학교에서 급식이 대체됐다.

이 가운데 503개교는 빵과 우유 등으로, 87개교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가져오도록 하거나 외부 도시락을 공수했다. 이밖에 34개교는 단축 수업 및 재량휴업, 220개교는 정기고사로 급식을 운영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조리 종사자, 초등보육 전담사 등 교육공무직원 3만6296명 중 5963명(16.4%)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