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비밀무기를 공개했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최근 컴퓨터 비전 분야 글로벌 학회 CVPR에서 ‘온디바이스 AI 경량화 알고리즘’을 발표했다. 온디바이스 AI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통해 스마트폰 등 기기 내에서 AI 기능을 처리하는 것을 가리킨다. 서버를 거쳐서 오는 기존 처리 방식보다 속도가 매우 빠르고 보안에도 유리하다.
종합기술원이 발표한 기술은 기존보다 4배 이상 가볍고, 속도는 8배 이상 빠른 AI 알고리즘으로 AI 반도체에서 전력 소모와 연산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기술의 핵심은 반도체가 특정 상황을 인식할 때 정확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기존 32비트로 표현되는 서버용 딥러닝 데이터를 4비트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딥러닝 데이터 크기를 8분의 1로 줄이면, 기기에서 AI 연산을 수행할 때 속도는 반대로 8배 이상 높일 수 있다. 데이터 크기가 줄어들어 소비전력 또한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빠르게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종합기술원이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은 ‘양자화 구간 학습기술(QIL)’을 바탕으로, 전체 데이터 중 의미 있는 데이터의 범위를 학습을 거쳐 결정한다. 의미 있는 범위만 추려내 적은 표현 비트를 써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딥러닝 연산의 데이터 표현 비트를 4비트 이하로 낮추면 곱셈, 덧셈과 같은 산술 연산뿐만 아니라 앤드(AND), 오아(OR)와 같은 논리 연산으로 AI를 고도화할 수 있다고 종합기술원은 설명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트랜지스터 개수를 기존 대비 불과 120분의 1만 사용하면서도 같은 연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최창규 상무는 “온 디바이스 AI 경량화 알고리즘은 메모리반도체와 프로세서, 센서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크게 확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주변의 모든 기기는 물론, 센서가 부착된 사물들이 ‘두뇌’를 갖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코리아’를 개최하고 삼성의 파운드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팹리스 업체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작년보다 약 40% 증가한 500명 이상의 팹리스 고객과 파운드리 파트너가 참석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