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교섭단체 연설서 ‘공존의 정치’ 강조

입력 2019-07-03 13:19 수정 2019-07-03 14:28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공존의 정치’를 강조했다. 특히 선거제도에서의 ‘공존’은 선거법 개혁에서 시작한다며 자유한국당을 향해 “전향적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야유를 쏟아내며 “(패스트트랙은)원천무효”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첫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했다. 40여분 간 진행된 연설을 통해 이 원내대표는 ‘유연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혁신을 통해 공존하는 길’ ‘남과 북이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도약하는 공존의 길’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포용하는 참 공존의 길’ 등을 강조하며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연설 중간중간 장내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그는 “20대 국회 내내 파행이 끊이지 않았고 시급한 현안들은 국회만 오면 출구를 못 찾고 배회했다”며 “저와 민주당은 솔직히 자유한국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 주장을 앞세우지 않겠다”고 말하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자유한국당의 선거법 개정안은 분명 어깃장이었다”는 이 원내대표 발언에 한국당 의원들은 “자세가 틀렸다” “이게 뭐냐” 등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자영업자들에 대한 투자 확대를 주장하면서 “이명박정부는 4대강에 22조원을 쏟아 부었는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고 하자 “그게 무슨 말이냐”며 이 원내대표를 향해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빅데이터법 통과 촉구에는 “야당 탓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반면 지난 주말 이뤄진 판문점 회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한반도 평화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하자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연설이 끝나고 여당 의원들은 이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야당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가 공존의 정치를 말했는데 실질적으로 공존이 되기 어렵고 의회민주주의 복원이 어려운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연한 진보를 말했는데 전체적인 기조는 원리주의적인 진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문제를 놓고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의당은 “연설문에서 공존을 그렇게 강조하면서 후반기 원 구성 때 합의된 정개특위원장을 법에도 없는 교섭단체 사이 협상으로 해고하는 게 공존이고 협치인가”라고 지적했다.

이가현 박재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