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판문점 회동 적중? 김여정 말에 ‘이건 된다’ 싶어”

입력 2019-07-03 12:57 수정 2019-07-03 13:20
지난해 2월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노동부 제1부부장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될 것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의 대화”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판문점 회동을 예측할 수 있었던 배경을 공개했다.

앞서 박 의원은 회동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던 지난달 30일 오전 7시30분 페이스북에 “2019년 6월 30일은 개천 이래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상봉하는 날”이라며 깜짝 회동이 이뤄질 것을 기정사실처럼 적었다. 몇 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확대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됐음을 밝혀 박 의원의 예측이 적중했음이 드러났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뉴시스

박 의원은 ‘판문점 회담을 맞혔다’는 진행자의 코멘트에 “우연히 그렇게 됐다”면서 이희호 여사 별세 당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과 나눈 대화를 단서로 지목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달 12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 의원을 만나 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박 의원은 “(김 제1부부장에게) 제가 반드시 북미 정상회담을 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니까 제 말을 굉장히 웃으면서 경청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더니 (김 제1부부장이) 단호하게 ‘그러한 것을 하는 것이 이희호 여사의 유지를 받드는 길입니다’라고 얘기를 했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특사 때 싱가포르에서 (송호경) 북한 특사로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음성을 듣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처럼 전율이 왔다”며 “그래서 이건 된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판문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에게 고 이희호 여사 별세에 대한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박 의원은 “그 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 그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문재인 대통령의 제반 발언들을 종합해 보니까 틀림없이 판문점에서 상봉을 하고 회담한다고 예측하고 페이스북에 썼는데 우연의 일치로 맞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지켜본 소회도 밝혔다. 그는 “이게 상당히 비핵화 과정을 거쳐 종전 평화의 길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더 감격스러운 것은 남북미 정상들이 함께 담소하면서 찍힌 사진을 보고 저거야말로 초·중학교 교과서 사진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다. 북한 말로 대사변이었고 우리말로 역사적 순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을 두고 “사실상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좀 성급한 진단이지만 결국 그렇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