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판문점 회동 때 한국 정부 패싱도, 정상 간 왕따도 없었다”

입력 2019-07-03 12:34 수정 2019-07-03 13:11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3일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이인영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북·미 정상의 6·30 판문점 회동을 두고 “한국 정부 ‘패싱’도 없었고, 정상 간의 왕따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보수 야당 쪽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회동 역할론과 관련해 “객(客)으로 전락했다” 등의 인색한 평가가 나오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렇게 말하며 “정권이 바뀌어도, 이념의 진영이 다르다 해도 우리나라와 겨레의 비전을 걷어차지 마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세의 굴곡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한반도 운전자론은 동북아 평화의 설계자로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을 “오랜 적대관계를 끝내겠다는 굳은 의지의 상징이자, 종전선언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공존의 길을 향한 두 번째 논의는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도약하는 길을 설계하는 일”이라며 “(오는 12일 개막되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길, 내년 동경올림픽에 남북이 단일선수단을 구성하길 희망하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한반도 평화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며 “평화로 가는, 통일로 가는 공존의 열차에는 모두가 탑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한국당이 결단하면 여야의 모든 정당 대표들이 함께 평양을 방문하고, 남북 국회회담을 조기에 성사시킬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야당 지도자도 따로 평양을 방문해 북의 고위급 인사들과 민족의 대사를 의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비운의 조선’을 넘어 작은 나라, 가난한 나라에서 벗어나 우리의 후손들은 해방 100주년을 맞기 전에 그랜드 코리아의 시대를 맞이하게 하자”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