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소셜미디어 광고가 영리해지고 있다. 과거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광고는 TV광고와 다를 바 없이 짧은 영상,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 유명인) 간접광고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웹드라마와 영화 등 자체 제작 컨텐츠까지 선보이고 있다.
오비맥주가 유튜브와 손잡고 국내 최초의 ‘인터렉티브 영화’ 아오르비(AORB)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인터렉티브 영화는 시청자 선택에 맞춰 영화의 줄거리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오비 맥주 주력 상품인 카스의 ‘야스(YAASS)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영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최우식이 아오르비 주연을 맡았다. 역시 기생충에 출연했던 배우 이정은도 등장한다. 1분 30초 분량의 영상 하나가 끝나면 시청자들은 마지막에 나오는 2가지 영상 중 하나를 클릭해 줄거리를 이어간다. 총 다섯 번을 선택하면 이야기가 끝난다. 야스 캠페인 브랜드처럼 자신의 선택을 믿고 즐기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오비맥주는 6일에는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하고 이어 14일에는 본 영상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광고 목적의 영상 콘텐츠를 론칭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영상 뒤에 나오는 15초짜리 짧은 광고나 인플루언서 영상의 PPL광고에 의존하던 것에서 웹드라마와 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테너시티 신드롬을 찾습니다’라는 신입사원 채용 홍보 영상 공개했다. 기업 광고임에도 조회수 500만회를 넘을 정도로 사랑받았다. 길이가 1분 남짓인 기업 홍보 영상 ‘안에서 밖을 만들다’ 편은 조회수가 3000만회를 넘었다. 현대건설도 자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기업형 웹드라마 ‘설레는 직딩청춘, 현대건썰’ 선보였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워라벨’을 주제로 한 유튜브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이처럼 웹드라마가 최근 몇 년 사이 검증된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 브랜드, 공익광고까지 웹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아예 영화 형태로도 제작도고 있다.
무분별한 광고를 피하는 소비자들에게 유튜브 콘텐츠를 통한 자연스러운 접근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관계자는 “유튜브 광고는 광고를 피하는 소비자들에게 적은 제작비로 거부감이 적은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브랜드에 어느 정도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굳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