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3일 한목소리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실상 종전선언’ 평가에 대해 날을 세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판문점 회담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지만, 이것 하나로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은 심각한 문제다”며 “북핵 협상이 시작도 안 한 마당에 장밋빛 환상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최악의 경우 핵 보유를 묵인하고 핵 동결 수준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이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화자찬이 아니라 대통령의 대책을 듣고 싶다. 북핵을 폐기할 방안을 국민은 원한다”고 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국민들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 발언”이라며 “남·북·미 정상이 만나서 합의하고 도출해야 할 문제의 핵심은 오직 북핵폐기 합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은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점을 계속해서 말해왔고 실제 북한의 행보도 그랬다”며 “문재인정부의 ‘우리민족끼리’식의 대북접근이야말로 우리 안보에 가장 큰 위협요인”이라고 비판했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은 “실제로 바뀐 건 아무것도 없는데도 ‘평화쇼’에 도취돼 종전선언을 운운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며 “종전선언을 하면은 전쟁이 끝났으니 ‘미국은 철수하라’ ‘한미연합훈련도 폐지하라’는 북한의 주장이 나올 것이 뻔하다. ‘남북이 상호간 군사력 감축하자’며 우리 국방태세를 무력화시키려는 게 뻔히 예상된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과도하게 낙관적이고 조급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며 “북 비핵화는 아직 어떤 실질적 진전도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 넘나든 건 역사적 장면이지만 그것으로는 북핵 문제가 하루아침 해결되지 않는다”며 “침착하고 신중하게 안보를 튼튼히 한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미 정상 만남과 관련해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