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북·미 판문점 회동은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하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쪽에서는 “상상력이 아닌 북핵 폐기가 국민 안전을 지킨다” “상상력이 아닌 판단력이 필요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장미빛 낙관과 풍부한 상상력이 아니라 북핵의 완전한 폐기로만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평화를 갈망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어떻게 평화에 도달할 것인가의 방법론과 구호가 아닌 실체로서의 평화 획득”이라며 “이번 판문점 미·북 회동이 만남을 위한 만남이 아닌 북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 진전과 해법에 다다르는 길이기를 다시 한 번 염원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그 누구보다 더딘 낙관과 상상력 이전의 현실감에 주목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노영관 바른미래당 상근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을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표현했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판단력”이라는 논평을 냈다.
노 부대변인은 “판문점 회동은 분명 역사적인 사건이자, 긍정적 일”이라면서도 “그렇다 해서 ‘사상 최초’를 연발해가며 한반도 정세를 섣불리 희망적으로 판단하고, 판문점 회동을 만능열쇠처럼 여겨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협상하고 남한을 배제하는 협상 전략)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조연이 아닌 단역으로 전락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그러면서 “‘참견 말라’는 북한과 ‘국익이 우선’이라는 미국 사이에서 우리의 역할과 목소리를 지켜나가는 고민과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냉철하고, 차분하게, 발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6·30 판문점 회동의 원동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통한 파격적인 회동 제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을 들면서 이를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표했다.
문 대통령은 ‘상상력’이라는 단어를 8번이나 사용하면서 남북 관계 및 외교·안보 분야뿐 아니라 국내 정치 분야에도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