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바닷가의 수상한 주사기…투약자 DNA 찾아낼까

입력 2019-07-02 17:09 수정 2019-07-02 17:13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다릿돌전망대 야경. 뉴시스

부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주사기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자갈밭에서 수거한 일부 주사기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통보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경찰이 수거한 주사기 5개 중 1개의 바늘 덮개 안쪽에서 필로폰 성분을 발견했다. 나머지 주사기 4개에서는 아무런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

청사포 상인회는 6개월마다 자갈밭 청소를 진행한다. 그때마다 일회용 주사기가 종종 발견된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은 지난달 국과수에 검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사기 바늘이 심하게 부식돼 있고 표면에 눈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언제 어떤 용도로 쓴 것인지는 짐작하기 어렵다”며 “한 주사기에서 필로폰 성분이 나온 만큼 마약 투약에 썼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필로폰 성분이 검출된 주사기에서 투약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DNA가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DNA가 확인될 경우 마약 투약 전력이 있는 사람들의 DNA와 대조작업을 벌이고, 일치하지 않을 경우 향후 수사에 대비해 DNA를 보관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해경에 해상 마약 단속 강화를 요청하고, 필요시 공조 수사도 벌일 예정이다.

바닷가에서 발견된 주사기를 두고는 선박에서 필로폰 투약을 한 뒤 주사기를 바다에 버려 자갈밭으로 떠밀려 왔을 가능성, 육지에서 투약한 뒤 몰래 버렸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청사포의 한 주민은 “부산의 동북쪽에 위치한 청사포는 깨끗한 해변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곳인데 철저하게 수사해서 다시는 이 지역 이미지를 손상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