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윤호 시집, ‘정선’

입력 2019-07-02 16:47


신간 시집 ‘정선’은 60편의 시가 통째로 ‘정선’을 노래하고 있다.

시인 전윤호는 1964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으며 동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순수의 시대』, 『연애소설』, 『늦은 인사』, 『천사들의 나라』, 『봄날의 서재』, 『세상의 모든 연애』가 있다. 시와시학 작품상 젊은 시인상, 한국시협상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다.

단순히 시인의 고향인 정선을 노래한 이야기일까? 동료 시인인 최준 시인은 시집 ‘정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정선으로 시작해 정선으로 끝나는 이 시집은 이별과 서러움과 같은 전통적인 정한(情恨)의 정서가 전편을 누비지만, 들풀처럼 무성한 그의 고향 사랑이 행간들마다 절절하게 녹아들어 있다. 그에게 정선은 문명의 외지에서 체험한 자연의 풍경으로 오버랩해 각인된 산수화가 아니다. 현재를 살아 숨 쉬고 있는 생물이다. (중략) 그는 자신의 고향 정선을 ‘도화원(桃花園)’으로 여긴다. 신선이 산다는 이상향. 세상으로부터 지워지는 꿈의 장소. 정선은 그에게 여전히 속세와는 다른 탈속의 세계다. / 한 자아에게 깃들어 있는 그리움과 슬픔은 한 몸통이 아닐까. 그의 정선 시를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는 정선의 현재와 자신이 자란 과거의 고향을 연대기적 시간대 위에 가지런히 놓지 않는다. 그에게 간직된 정선은 시들에서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 세월이 얼마인데 정선이라고 변화가 어찌 없을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의 고향 정선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도화원이다”
(최준, 「시로 쓴 정선에 새긴 시간의 지층」 중에서)

그러니까 이번 시집은 ‘정선’이라는 특정 지역을 그렸다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꿈꾸는 어떤 이상향(최준의 말을 빌리자면 ‘도화원’이겠다.)을 그리고 있고, 우리 모두가 그리워하는 기억 속의 고향을 그린 시집이라 하겠다.

게다가 이번 시집은 「고향」이라는 시로 시작해서 「정선을 떠나며」라는 시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우연이 아닐 것이다. 시인이 ‘정선’이라 썼지만, 마침내 독자들은 ‘고향’을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