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행보 양정철, 도광양회 김세연… 여야 싱크탱크 수장 첫 회동

입력 2019-07-02 16:09
문희상 국회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김세연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 등 5개 정당연구원장들과 오찬을 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총선 병참기지’와 ‘총선 혁신본부’를 자처하는 여야 싱크탱크 수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문재인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비교적 조용히 내부 정비에 나서는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대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 원장은 2일 오찬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발전과 정치 발전, 우리 국회나 정당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주제와 관련해서 5당 싱크탱크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연구할 수 있는 노력들을 같이 하기로 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정당이 서로 대립할 수도 있지만 각 당이 처해있는 상황과 입장과 별개로 노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일종의 의견 일치를 보게 된 것이 참 소중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앞서 양 원장이 시·도 산하 연구원과 개별적 협약을 맺는 데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다”고 비판했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양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김세연 원장이 20대 국회의원들 가운데 합리적이고 대단히 유연하고 폭이 넓은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말씀 나눠보니까 서로 뜻이 잘 통하고, 질문했던 내용과 관련해서도 서로 마음을 합쳤다”고 했다.

총선을 앞둔 양당 싱크탱크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우리는 뒤에서 공급하고 백업하는 병참기지고, (여의도연구원) 혁신본부는 깃발 들고 앞에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산하 정책연구원인 국회미래연구원 박진 원장, 여야 5당 정책연구원 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을 주제로 한 공동 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박 원장은 “연구는 이미 시작됐고, 연말까지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며 “5개 정당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는 국회 사상 처음이라고 들었다. 어렵게 시작한 일이니만큼 앞으로 지속되는 연구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다음 연구 주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정당 연구기관이 국고보조금의 3분의 1(30%)씩은 가져다 쓴다.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는 분들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것보다 서로 합치면 승수 효과가 나지 않겠나 생각해서 시작됐다”며 “국회 혁신과 일하는 국회, 실력 국회 등을 위한 연구를 격려해 나가겠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