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인데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예·적금 금리는 이미 연 1%대이고,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부각되고 있다. 초저금리와 불확실성을 극복할 방법은 없는 걸까. 시중은행 PB들은 ‘좋은 수익률’보단 ‘안정성’에 투자하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PB들은 공격적 투자를 자제하되, 자산의 10~30%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가능한 한 안전자산에 자금을 묶어두면서 일부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국내외 채권(채권형 펀드 포함) 등에 투자해 쏠쏠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업종 상장지수펀드(ETF)나 부동산펀드도 눈여겨볼만하다.
문성미 우리은행 TC프리미엄잠실센터 PB팀장은 국내외 채권과 채권형 펀드를 추천한다. 지난 4월부터 고객에게 글로벌 채권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데, 연 6%대 수익률을 보이는 상품도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하반기에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점도 채권 투자에 힘을 보탠다. 보통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예를 들어 고정이자율 연 5%짜리 1년 만기 채권을 구입했다고 치자. 채권 구입 당시 기준금리가 연 3%였는데 1년 새 연 1%로 떨어졌다면 고정이자율이 높은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수요가 넘치는 만큼 채권값은 오른다.
신종발행증권이나 은행채는 안전하면서 예금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알짜 상품’이다. 조영오 신한PMW태평로센터 PB팀장은 “투자 상품에 영향을 미치는 시황과 환율은 변수가 많아 예측이 쉽지 않다”며 “시황과 환율 변동에 덜 민감한 신종발행증권이나 은행채에 투자하면 연 3%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종 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 PB팀장은 “유한양행이 대량 기술이전에 성공하는 등 좋은 이야기가 있지만 여전히 전체 바이오 업종은 주가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라며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매월 일정 금액을 넣는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저가에 사들여 반등하는 시기에 차익을 노려볼만하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인 달러 관련 투자 상품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황보균 KEB하나은행 광장동지점 PB팀장은 “만기가 3년인 달러형 ELS는 최고 연 5.1%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차이 때문에 원화 예금보다 달러 예금이 연 1% 정도 더 수익이 나니 달러를 가지고만 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