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29~30일 두산 베어스를 연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두산전 9연패를 깨는 동시에 올 시즌 첫 승과 첫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9위 한화 이글스와 0.5게임차가 되며 탈꼴찌의 희망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날도 롯데의 최대 약점은 그대로 노출됐다. 4회초 1사 1루 상황이다. 롯데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31)가 두산 6번 타자 오재일을 상대했다. 레일리가 던진 3구는 포수 나종덕(21)의 미트를 빠져나가 왼편 뒷쪽으로 굴러갔다. 1루 주자 김재환은 3루까지 진출했다.
결국 오재일에겐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3루 위기 상황을 자초했다. 다행히 백동원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장승현을 초구 만에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7회말이다. 7회초 2득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레일리가 정수빈에겐 볼넷,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겐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 상황이 전개됐다. 투수가 교체됐다. 고효준(36)이다.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은 고효준의 2구가 땅에 박히며 나종덕이 포구하지 못했다. 폭투다. 주자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고효준은 포효했다.
두 순간 모두 아찔한 상황이었다. 실점으로 이어졌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순간이었다.
전날(6월 29일)에도 폭투는 있었다. 1사 1루 상황이다. 롯데 선발 투수 장시환(32)과 두산 타자 김재호의 긴 승부가 이어졌다. 6구째가 뒤로 빠졌다. 폭투다. 김재호의 안타가 이어지며 1사 1,2루 상황이 전개됐다. 허경민에게 볼넷까지 내주며 1사 만루 상황의 위기가 찾아왔다.
다행히 장시환은 박세혁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정진호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폭투로 만들어진 위기를 다행히 극복해낸 것이다.
그러나 이틀 동안의 폭투 3개는 오점이다. 그러면서 롯데 투수들의 폭투는 71개로 늘어났다. 유일하게 70개를 넘긴 구단이다. 2위 한화 이글스는 43개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구단들은 40개도 채 되지 않는다.
장시환이 11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고효준과 구승민, 박시영, 레일리가 각각 7개씩으로 리그 공동 3위다. 김원중이 6개로 공동 9위다. 10위 안에만 롯데 투수 6명이나 포진해 있다.
물론 실책도 가장 많은 롯데다. 65개로 KT 위즈와 공동 1위다.
롯데는 2일부터 리그 1위 SK 와이번스와 3연전을 갖는다. 주말에는 리그 3위 키움 히어로즈와 3연전이 예정돼 있다. 다음주에는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를 차례로 만난다. 그리고 전반기 마지막 3연전으로 KIA 타이거즈를 만난다.
KIA를 제외하고 모두 상위권 팀들이다. 여기서 밀리면 가을야구의 희망은 물거품이 된다. 디테일한 야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롯데 투수들은 폭투부터, 야수들은 실책부터 줄여야 한다는 절대 명제 앞에 서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