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무대에서 노래하던 언더그라운드 가수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주류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환우, 노숙인, 무의탁 노인 등을 찾아가 노래로 위로하는 가수 서가인 씨 이야기다.
서 씨는 어려서부터 가수 되기를 꿈 꿨다. 1988년 서울 명동 카페 ‘이종환의 쉘부르’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도 불렀다. 그러나 의사였던 아버지는 딸이 가수 되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서씨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결혼하고 1남 1녀 자녀도 뒀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이 되살아났다. 서 씨는 2003년 ‘도전 주부가요’ 방송 프로그램에 나갔고 그곳에서 2승을 했다. 이때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고 음반까지 냈다. 1집 ‘사랑하면서’를 시작으로 2집 ‘어쩌면’, 3집 ‘강치야’를 출시했다. 대중 가수로서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친정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 어머니를 7번이나 잃어버렸다가 찾았다. 치매 걸린 어머니 때문에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 사업은 망했다. 남편은 사업 실패로 인한 원망으로 술독에 빠졌다.
서 씨는 하는 수 없이 라이브 카페에서 건반을 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어린 딸이 아픈데도 저녁에 함께 있지 못하고 카페에 나갈 때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하루는 처지를 비관하며 멍하니 걷다가 차가 달리는 도로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본인도 깜짝 놀랐다. 차는 없었지만 서글픈 마음에 목이 멨다. 그때 그는 하나님을 찾았다. “살려주세요. 우리 집을 회복시켜 주세요.” 그리고 안산동산교회를 찾았다.
그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초등학교 때 사촌 언니의 전도로 교회를 다니게 됐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교회 가는 일이 흐지부지됐다.
2008년 제대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노래를 시작했다. 2005년 앨범을 낸 후 소외된 어르신을 위해 간헐적으로 공연하던 것을 확대한 것이다.
서 씨는 인천, 부천, 충북 음성 지역의 병원, 공원 등에서 정기 공연을 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환자, 정신병 환자, 노숙인, 무의탁 어르신 등을 위해서다. 수원에서는 효원공원에서 급식도 제공한다. 또 교도소 위문 공연도 한다.
서 씨는 “하나님께 은혜받고 찬양한 이후부터 노래를 들은 어떤 이들은 함께 운다”며 “아픔과 상처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나의 찬양이 큰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