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없는 갑상선암 수술로 잘 알려진 ‘구강 내시경 수술’을 더욱 안전하고 합병증 없이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새로 개발됐다.
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입안의 점막에 3개의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삽입해 암을 제거하는 신개념 수술법이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팀은 최근 15명의 환자에게 갑상선암 구강내시경 수술시 수술 공간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이산화탄소를 주입하지 않고 새로 제작한 견인기(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고윤우 교수 공동 개발)를 사용해 모든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일 밝혔다.
이산화탄소는 흔히 내시경(복강경)수술 시 인체 장기 내에 투입해 부풀려 수술 공간과 시야를 확보하는데 쓰인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가스로 인해 어지럼증 등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의료진은 이산화탄소 대신 입 밖에서 수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견인기를 개발해 사용했다. 견인기를 사용한 가스 없는 수술법을 통해 13건의 갑상선 일엽절제술과 2건의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했다. 후두신경 마비, 영구 저칼슘형증, 수술 부위 감염과 같은 심각한 수술 후 합병증을 보이는 환자는 없었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에 의한 합병증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수술시 시야를 선명하게 확보해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대폭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갑상선 구강 수술법은 박준욱 교수팀이 2016년 국내 최초로 시행해 기존 수술법에 비해 안전성과 우월성을 입증한 바 있다.
흉터를 남기지 않고 수술할 수 있기 때문에 40대 전후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발견되는 갑상선암 수술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박준욱 교수는 “이산화탄소 가스는 드물게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견인기를 사용해 구강내시경 수술을 진행하면 가스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전기소작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연기 배출도 원활하게 할 수 있어 훨씬 안정된 시야에서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견인기 사용 등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구강내시경 수술은 빠른 시간 안에 갑상선 수술의 보편적인 수술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내시경외과학회지(Surgical Endoscopy)’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