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판문점 회동, 트럼프-김정은 상상력의 산물”

입력 2019-07-02 11:44 수정 2019-07-02 13:44

문재인 대통령은 6·30 북·미 판문점 회동에 대해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한 만남 제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즉각적 호응이 만나 기존의 외교 방식을 뛰어넘는 장면을 연출해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일요일 우리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은 판문점에서 일어난 역사적 광경을 지켜봤다”며 “정전협정 66년 만에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 잡았고, 미국의 정상이 특별한 경호 조처 없이 북한 정상의 안내로 분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남·북·미 정상의 3자 회동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를 “북·미 간 문서상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한 것”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최전방 GP(오울렛 초소)를 방문한 일을 소개하면서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이고,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설명했다.

또 “현지 미군 지휘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간 9·19 군사합의 이전 군사분계선 일대의 긴장됐던 상황과 그 이후 평화로워진 상황을 비교해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40㎞ 떨어진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만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상시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눈앞에 뻔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 안보에 가져다줬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 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뤄졌다고 하면서 “그 파격적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외교 문법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 냈다”고 역설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 해결을 위해서도 끊임없는 상상력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치에 있어서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 생각한다”며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도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