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예정된 가운데 인천의 한 초등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시민들은 SNS에 이 가정통신문을 공유하며 “멋지다” “이런 게 참교육” “학교가 이래야 되는 거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인천 서흥초등학교가 지난 28일 배포한 이 가정통신문은 학교비정규직 파업에 따라 대체급식을 제공한다는 걸 알리는 내용이다.
“7월 3일부터 5일까지 전국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에서 진행하는 총파업에 본교 교육공무직 선생님들이 참가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가정통신문을 드립니다.”
“따라서 7월 3일과 4일에는 빵과 음료 등 완제품으로 대체급식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우유 급식은 정상적으로 제공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핵심 전달사항이다. 그런데 이 학교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비정규직에게 차별적 대우를 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에 우리 학교 교육공무직 선생님들께서도 노동자로서의 권리이자 이 땅의 국민으로서 의무를 실행하시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며 참여하십니다.”
비정규직이 차별을 받고 있고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파업이 노동자의 권리라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가정통신문은 총파업에 따른 급식 대체로 학부모들이 느끼는 불편에 대해서도 “누군가의 권리를 함께 지켜주는 일”이고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일”이라는 걸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권리를 함께 지켜주는 일이라 여기고 그것이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일임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이 땅에 소외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보았으면 합니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하시는 학부모님들의 배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