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이른 아침에는 공부합시다.”
매주 화요일 오전 7시20분, 150명을 수용하는 경북도청 1층 다목적 홀은 여유 있게 가지 않으면 앉을 자리가 없다.
아침 이른 시간이지만 매주 보조의자 수 십 개를 동원해 통로까지 채워야 할 정도로 도청 공무원들의 면학 열기는 뜨겁다.
경북도청 간부 공무원들은 매주 ‘화공 굿모닝특강’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있다.
경북도가 매주 화요일 아침 7시 20분부터 8시 45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화공 굿모닝특강’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이철우 지사를 비롯해 간부공무원과 사무관 이상 직원 200여명이 화요일 아침마다 “화요일에 공부하자”라는 구호 아래 한자리에 모여 특강을 듣는 것이다.
매주 화요일마다 이른 시간에 강의를 듣고 업무를 시작하는 게 직원들로서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강의가 지속되면서 “전문분야 강사들이 괜찮은 강의를 한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최근엔 인근 사업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강의에 참여하는 등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경북도는 민선7기 시작과 함께 공부하는 도정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인구소멸, 경기침체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위기감과 변하기 위해서는 배우고 알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도정에 새로운 역동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문가 초청 특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화공 굿모닝특강’은 이러한 도정철학을 반영해 지난 해 11월 2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채영 원자력정책연구센터장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관광, 농업, 공항 등 도정 현안과 관련한 시의성 있는 주제와 함께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혁신·창의, 트랜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2일까지 30회째 계속되고 있다.
이 지사 취임 1주년을 맞은 2일 오전에는 HD행복연구소 최성애 소장이 ‘소통기반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지난 2월에는 한국항공대 윤문길 교수를 초청해 항공 산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공항을 통한 지역발전 방안을 들었고 3월에는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을 초청해 2019년 트랜드 이슈를 살펴보고 젊은 세대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도 미세먼지 대응방안, 스마트시티, 빅 데이터, 경험산업, 창의, 혁신 등을 주제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고 유능한 강사들의 특강이 이뤄졌다.
5월에는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가 ‘관점을 디자인 하라’는 주제로 창조적 발상을 위한 생각의 방법을 제시해 직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고,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이 재난안전 인문학 강연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공무원의 책임을 강조해 감동을 전했다.
‘화공 굿모닝특강’은 이 지사를 비롯한 과장이상 전 간부공무원들과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으로 소통과 공감의 시간이기도 하다.
강의 후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도지사와 직원이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고 도정철학과 방향을 공유하기도 한다.
박창배 대변인실 사무관은 “아침 이른 시간이라 처음에는 힘들었다”면서 “업무에 매달리다 보면 시각이 좁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가까이서 폭넓은 분야를 접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이제는 기대감을 가지고 적극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하주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은 “특강을 통해 기존의 틀을 바꾸고 생각을 전환하면 더 큰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만족해했다.
하지만 일부 간부들은 “매주 꼬박꼬박 강의에 참석하려니 솔직히 몸도 피곤하고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격주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엄태현 교육평정팀장은 “초기에는 부담스러워 하던 직원들이 더러 있었지만 이젠 자발적으로 강의를 듣는 추세”라며 “강사들에게는 평균 100만원 정도의 특강비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앞으로도 업무 전문성은 물론 웃음, 공감리더십,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청해서 직원들의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 행정 역량을 키워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