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과의 전쟁’ 세메냐, 세계선수권 보이콧 시사

입력 2019-07-02 10:38

캐스터 세메냐(28·남아프리카공화국)가 “800m가 아니면 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 제한 규정’에 맞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세메냐다.

세메냐는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에서 열린 프리폰테인 클래식 여자 800m에 출전해 1분55초7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세메냐는 DPA와 인터뷰에서 “(9월에 개막하는)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800m에 출전할 수 없다면 나는 대회에 나서지 않겠다”라며 “내 목표는 800m 챔피언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IAAF가 800m 출전을 막으면 세계선수권 기간에 휴가를 즐기고, 내년에 돌아오겠다”고도 했다.

앞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5월 1일 “세메냐와 남아공 육상연맹이 제기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주장을 기각한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IAAF는 이에 따라 지난 5월 8일부터 여성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시행했다.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수치를 5n㏖/L로 낮추라는 것이다. 이에 세메냐는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했다. 세메냐와 IAAF의 재판은 1년 정도 걸릴 전망이다.

세메냐가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800m에 출전한다면 2017년 런던 대회 이후 3연패이자, 세계선수권 4번째 우승이 유력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