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합의에 찬물” 심상정 구하려다 당내 반발 부딪힌 손학규

입력 2019-07-02 10:25 수정 2019-07-02 17:15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이정미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구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어렵사리 이뤄낸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에 찬물을 끼얹는 월권행위”라며 손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기자회견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다며 “어렵사리 합의한 교섭단체 정신을 또 깨는 기자회견이 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배제하고 (선거제도 개혁안을) 통과시키고 싶은 정의당에 왜 바른미래당이 얹혀서 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인정하다시피 한국당과 함께 선거제 개혁을 이뤄내지 않으면 도리어 선거제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 바라보는 시각과 방향성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의 만류에도 손 대표는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이 심상정 의원에 대해 예우를 갖추라고 한 것”이라며 “오 원내대표가 중재를 열심히 했다는 건 알지만,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한국당의 떼쓰기에 굴복한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전날 “민주당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그 자리를 심 의원에게 다시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었다.

바른정당계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혁신위원회 출범 하루 만에 지도부와 엇박자를 낸 모양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이 이젠 정의당의 2중대 것인가. 정말 자괴감이 든다”며 “굳이 정개특위 위원장이 걱정되면 바른미래당 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의 발언은 부적절한 해당 행위다. 즉각 이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지상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손 대표는 대체 어느 당 소속 대표자냐. 오 원내대표의 권한마저 이래라저래라 밖에다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의 혁신 1순위는 해당 행위를 자행하고, 수시로 밥 먹듯이 당헌·당규를 파괴하는 손 대표의 퇴진”이라고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