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혈세’ 경호원에 음식배달·반려견픽업”… 美의회 조사

입력 2019-07-02 10:14
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경호요원들이 음식 배달이나 폼페이오 가족의 반려견 픽업 등 잔신부름을 하면서 불만이 팽배하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나와 미 의회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국무부 법집행 및 보안기관의 경호요원들은 스스로를 ‘총든 우버이츠(우버의 음식배달 서비스)’라고 부르며 푸념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하원 핵심 상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미 국무부의 내부고발자로부터 폼페이오 장관과 그 가족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무부 외교경호실을 사적으로 사용한 의혹을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한 미 의회 조사관은 내부고발자가 수개월간 경호요원들이 의문스러운 임무를 요구받은 사례를 조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한 경호요원은 폼페이오 장관도 없는 차를 갖고 중국 음식을 사오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내부고발자는 요원들이 자신들을 ‘총 든 우버이츠’라고 부르며 푸념을 한다고 전했다. 우버이츠는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제공하는 음식배달 서비스다.

이밖에도 폼페이오 장관 가족의 반려견을 조련사로부터 데려오라거나, 폼페이오 장관의 성인인 아들을 집까지 태워오라는 주문도 받았다.

론 페어차일드 외교경호실 담당 특별요원은 성명에서 “폼페이오와 그의 가족이 경호요원들의 안전을 지키는 전문적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일은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경호요원들이 음식 배달 등 잔신부름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전직 외교경호실 고위 관계자는 “특별히 위협을 받는 상황이 아니었고, 특히 차에 국무장관이 없었다면 그러한 업무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도 취임 후 경호요원들에게 식료품을 사러 가길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이 같은 지시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국무부 내에서 장관을 기쁘게 해주려는 문화가 있다고 내부고발자는 CNN에 말했다.

외교경호실은 국무부 소속기관으로 미 외교관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경호요원들 사이에선 국무장관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이지만, 폼페이오 재임 시에 부적절한 임무 수행이 많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아내 수전에게도 경호가 제공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국무부 내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전은 지난해 7월부터 외교경호실의 경호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경호에 요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규정상 국무장관의 배우자는 경호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배우자가 ‘풀타임’ 경호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