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도 반바지 입을까?… 공직사회 반바지 실험 중

입력 2019-07-02 10:08

경기도가 지난 1일부터 직원들의 반바지 차림을 허용했다. 첫 날 민관협치과에서 근무하는 구자필(48) 주무관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 ‘경기도청 반바지 공무원 1호’가 됐다.

구 주무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들 시선이 불편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조직의 보수성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부터 변해보려고 한다”고 반바지 차림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경기도청에서 반바지를 입은 공무원은 거의 없었다. 첫 날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본격적인 폭염 기간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앞서 경기도는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공무원의 제안을 계기로 공무원과 도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거쳐 7~8월 반바지 착용을 시범적으로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가한 도민 80.7%, 직원 79%가 반바지 근무에 찬성했다.

경남 창원시에서도 3일 반바지 차림 공무원이 등장할 예정이다. 창원시는 7~8월 매주 수요일을 ‘프리 패션 데이’로 정해 반바지 차림 등 자율복장을 허용했다. 에너지 절약, 업무 능률 향상 등이 명분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프리 패션 데이’가 처음 시행되는 3일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겠다고 밝혔다.

반바지 차림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

여름철 공무원 반바지 근무는 지난 2012년 서울시가 처음 시작한 후 수원시도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반바지 차림을 선보였다. 그래도 서울시청 안에서 반바지 차림 공무원을 만나기는 여전히 어렵다. 공무원들은 시청 안에서만 근무하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회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반바지 차림을 선택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지난해 여름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고 행사에도 참석했다.

올 여름 반바지 실험에 가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원하는 직원은 반바지 같은 간편 복장을 허용한다는 것일 뿐 제가 입겠다는 건 아닙니다”라며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해 8월 반바지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