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0%대 물가...“낮은 국제유가, 채소값, 집세”

입력 2019-07-02 09:50
뉴시스

소비자물가가 올해 들어 반년째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세, 채소류, 국제유가가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2일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88(2015년=100)로 1년 전에 비해 0.7% 올랐다고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지난 5월에 비해서는 0.1% 내렸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0.6%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0.8% 오르며 1년 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이에 머무르고 있다. 2015년 2~11월 10개월 간 0%대를 유지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서비스 물가는 3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집세는 지난 4월(-0.0%)부터 5월(-0.1%)에 이어 6월(-0.2%)에도 하락했다. 집세가 연달아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는 건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1년간 이후 처음이다. 전세는 0.1% 올랐지만, 월세가 0.5% 하락했다.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 정부 복지 정책의 영향도 지속됐다. 개인 서비스 중 학교급식비가 전년 동월 대비 41.4% 하락했다. 공업제품으로 잡히는 남자학생복 가격도 48.1% 내렸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대 고공행진을 보여오던 외식비 역시 1.9% 오르는데 그쳤다.

연초부터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던 석유류와 채소류가 각각 3.2%, 2.5% 하락했다. 고등어(-7.4%) 등 수산물 값도 0.9% 내렸다. 휘발유와 경윳값이 각각 -5.3%, -1.7% 하락했다. 채소류 중에선 무(-28.8%), 고구마(-11.2%), 마늘(-8.4%), 참외(-5.7%) 등의 가격이 내렸지만, 하락 폭은 다소 둔화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 비해 0.8%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저물가 장기화는 전체 경제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나 투자 심리가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저물가는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얼마 전 저물가와 관련 “금융위기 이후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수년간 주요국의 공급과잉이 지속됐고, 2014년 이후 임금상승세도 크지 않아서다. 글로벌 저인플레이션이 국내에도 파급됐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