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중국에 소환된 영국령 홍콩기…반환 22년 만에 의사당 내걸려

입력 2019-07-02 09:39 수정 2019-07-02 11:04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지 22년만에 의사당에 영국령 홍콩기가 걸렸다. 지난달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인도법) 개정 추진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일인 1일(현지 시간) 절정으로 치달았다.

'남은 방법이 없다!'고 적힌 검은 현수막이 의사당에 걸려있다. 1일(현지시간) 홍콩 시위대는 의사당을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노란 헬멧과 검은색 티셔츠, 고글을 착용한 시위대는 경찰의 제지를 뚫고 홍콩 입법회(의회) 건물에 들어가 의사당 연단에 영국령 홍콩기(영국 식민지 시절 사용)를 내걸었다. 이는 그간 홍콩 내정에 간섭해온 중국의 강압적 통치를 거부한다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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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시위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인도법 개정안의 완전 철폐를 요구했다. 의사당에는 ‘남은 방법이 없다’ ‘폭동은 없고 폭정만 있을 뿐’이라고 적힌 검은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시위대는 연단에 붙어있는 원형의 홍콩 국기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란 글자에 검은 페인트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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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위대는 의사당에 들어가기 위해 입법회 건물 근처에서 경찰과 거칠게 몸싸움을 벌였다. 시위대는 건물 내부로 진입하려고 쇠봉으로 유리벽과 유리문을 부수기도 했다.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뿌린 최루액 스프레이와 곤봉 등에 의해 시위대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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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의 의사당 점거는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경찰이 강제 진압을 예고하고 민주파 입법위원들이 설득하자 시위대 중 일부가 입법회 건물을 빠져나갔고, 2일 밤 12시15분쯤(현지 시간) 경찰이 회의장을 탈환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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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