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미국 언론인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다.
터커 칼슨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는 1일(현지시간)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 폐기종 환자처럼 숨을 쌕쌕거렸다”고 말했다.
칼슨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함께 북한 땅을 밟은 순간을 1m도 채 안 되는 거리에서 지켜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칼슨은 “나는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있었다. 그를 접촉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며 “그는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이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을 모욕하기 위해 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는 헐떡이는 사람처럼 숨을 내뱉었다”며 “역사적인 순간이 그의 숨을 가쁘게 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비전문가로서 내 느낌은 그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칼슨은 “내가 틀렸을 수 있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 떠오른 첫 번째 생각은 이 사람의 건강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칼슨은 또 “김 위원장은 자신보다 키와 덩치가 큰 트럼프 대통령에 약간 압도당한 것 같았다”며 “두 사람은 확실히 또래의 느낌은 아니었다. 형과 아우가 만나는 느낌을 자아냈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는 만 73세, 김 위원장은 만 35세로 두 사람은 38살 차이가 난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키 170㎝, 몸무게 130㎏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은 초고도비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일 전 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만 해도 김 위원장의 체중은 90㎏ 안팎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2014년부터 급격히 체중이 불며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2014년 10월 전후를 기점으로 한 달 넘게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사망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약 40일 만에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이 발목 낭종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은 2016년 7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 위원장이 신변에 위협을 느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폭음·폭식으로 성인병 발생 가능성이 높다. 2012년까지 90㎏이었던 체중이 130㎏까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백두산 천지를 등반하는 과정에서 잠깐의 산책에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차량에서 내려 걸은 지 10분 만에 숨을 가파르게 내쉬며 문 대통령에게 “숨 차 안 하십니까(숨이 차지 않으십니까)”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네, 이 정도는 뭐…”라고 대답했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