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까지 북한의 대미 협상을 주도하던 김영철 전 노동당 통일전선부장(현 노동당 부위원장)의 후임 장금철이 지난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회동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은 장금철 신임 통전부장이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심 측근들과 함께 판문점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측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장 부장의 모습은 남측 취재진이 촬영한 사진에 포착되면서 드러났다. 사진 속 장 부장은 최 제1부상 옆에서 정상들의 회동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고, 김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군사분계선 쪽으로 다가올 때도 김 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사이에서 걸어오는 모습도 확인됐다.
다만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추가적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 부장이 통전부장에 오른 후 남측에 공개적으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전날 회동이 북·미 정상 간 회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장 부장이 남측 당국자들과는 특별한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장 부장은 지난 4월 10일 노동당 제7기 전원회의에서 당 부장에 새로 임명됐다. 또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는 ‘직접 보선’ 됐다며 가장 먼저 호명되기도 했다.
50대 후반으로 알려진 장 부장은 남북관계 있어 전면에 드러나 활동한 인사는 아니다. 부장 승진 전에는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지냈고, 민족화해협의회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노이 노딜’ 이후 위상이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부장은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관련 보도에서도 부위원장급 인사 가운데 늦게 호명된 바 있다. 다만 김 전 부장은 당 부위원장 직책과 국무위원 직책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확인됐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