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비교적 큰 폭의 고위직 ‘인사 물갈이’를 단행했다. 경찰청장 바로 아랫자리인 치안정감 6명 중 4명을 교체하고 그 아래인 치안감 자리와 치안감 직무대리에도 10명을 새로 임명했다.
정부는 1일 치안정감인 이용표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옮겨 임명하는 한편 치안감이던 김창룡 경남지방경찰청장을 치안정감으로 승진시켜 부산청장에 임명하는 경찰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다.
역시 치안감 신분이던 이준섭 경찰청 보안국장과 배용주 수사국장을 치안정감으로 승진시켜 각각 경찰대학장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을 맡겼다. 임호선 경찰청 차장과 이상로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유임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의 임기가 절반인 1년이 남은 상황에서 치안정감은 자연스레 차기 청장 후보로 꼽힌다.
지역별로 영남 출신이 약진했다. 이용표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경남 남해 출신이고, 이준섭 신임 경찰대학장과 김창룡 신임 경남청장은 각각 경북 의성과 경남 합천이 고향이다. 배용주 신임 경기남부청장은 광주 출신이다. 4명 모두 50대 중반이다. 치안정감 6명의 출신지는 이로써 영남 3명, 충청 2명, 호남 1명이 됐다. 다른 치안정감인 이상로 인천경찰청장은 충남 태안,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충북 진천이 고향이다. 원경환 현 서울청장은 명예퇴직 뒤 고향인 강원도 정선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감 승진과 치안감 직위 직무대리 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경찰청에서는 김남현 자치경찰추진단장과 이규문 수사기획관이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이례적인 치안감 직무대리 인사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댓글 공작과 정보경찰 불법활동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치안감 4명이 정원을 차지하고 있어 직무대리 지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성접대·마약 연루 혐의 무마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의 명예를 걸고 제기된 의혹을 모두 낱낱이 확인하라고 독려하고 있다”면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을 요건이 되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