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새로운 실감미디어 서비스인 ‘KT 슈퍼VR’를 내놓으며 시장 선도에 나섰다. 스마트폰 탈착 없이 4K급 고품질 콘텐츠 감상이 가능한 고화질 VR(가상현실) 단말과 콘텐츠 플랫폼을 패키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콘텐츠 개발에 그치지 않고, 단말부터 플랫폼까지 실감미디어 서비스 전 영역에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KT는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4K 무선VR 서비스 ‘KT 슈퍼VR’ 출시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 단장은 설명회에서 “국내 VR 디바이스 제조 시장이 미약하고, 콘텐츠 플랫폼 역시 전무한 상황”이라며 “KT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실감미디어 시장 발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디어 시장이 콘텐츠 유통에서 연동의 시대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강화가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감미디어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에 기반한 차세대 미디어로 주목을 받고 있다. KT는 국내 최초 IPTV인 ‘올레 tv’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대표적인 실감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KT는 이날 설명회에서 VR서비스와 함께 제공될 새로운 VR 단말(HMD)인 ‘슈퍼VR’을 소개했다. 스마트폰 착탈식인 기존 VR 단말의 품질 한계를 개선한 제품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없이 VR 콘텐츠 감상이 가능한 일체형(All-in-One) 단말이다.
김 단장은 “중국 기업인 피코(PICO)와 협업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4K 사양의 단말을 선보인다”면서 “200g의 가벼운 무게와 렌즈 기능 개선으로 기존 스마트폰 탈착식 단말의 문제점인 눈부심과 어지러움 현상을 없앴다”고 강조했다.
기존 3K 단말이 616ppi(인치당 화소 수)인데 반해, 4K 단말은 화소 수가 818ppi로 늘어 생생함을 더한다. 또 렌즈도 개선해 기존 기기에 발생했던 도트 현상, 빛 번짐, 어지러움, 렌즈가 도는 현상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안경 착용자를 위한 ‘글라스 서포터’도 추가했다.
김 단장은 “스마트폰 기기 대부분은 액정 보호 필름을 붙이는 데 장기간 사용 시 손상이 생겨 산란 현상이 생기고 화질이 떨어지게 된다”며 “갑자기 알림이 오면 몰입이 깨지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 HMD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피코사의 단말 외에도 글로벌 제조사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정용기 KT 뉴미디어사업단 팀장은 “하반기 이후 오큘러스 플랫폼이나 앱 형태의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며 “가격별로 (단말) 라인업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는 VR 단말기와 4K 콘텐츠 등을 함께 묶은 ‘슈퍼VR 패스’ 6개월 이용권을 45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월 8800원을 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VR 시장이 초기 기대와 달리 콘텐츠 부족 및 가격 부담으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슈퍼VR은 200인치 TV를 눈앞에서 보는 효과를 전달하는데 이 환경을 45만원에 제공한다는 건 획기적”이라면서 “가격 허들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롯데렌탈과 VR기기 대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여 활성화’를 통해 ‘보유 욕구 증대’를 노리겠다는 목표다.
KT가 ‘슈퍼VR 패스’에 제공하는 4K 화질 콘텐츠는 현재 450여 편이다. 아이맥스(IMAX) 영화관과 유사한 와이드맥스(WideMax) 콘텐츠는 245편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월 10편의 최신영화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스포츠·연예·게임·교육 콘텐츠도 감상할 수 있다. KT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프리카 TV와 협력한 e스포츠 멀티뷰 중계,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와 협력한 아이돌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강화한다.
또 영화에 게임을 접목한 신개념 VR 콘텐츠 제작을 위해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와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와의 제휴로 국내 명소를 VR콘텐츠로 제작해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