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중견수 정수빈(29)의 슈퍼 캐치가 연일 화제다.
지난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잠실 경기다. 6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롯데 나종덕(21)이 때린 타구는 우중간을 가르는 듯했다. 그러나 어느새 정수빈이 몸을 날려 이를 잡아냈다.
이틀전에도 1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그리고 6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롯데 전준우(33)의 타구를 몸을 날려 낚아챘다.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로 득점으로 이어질 뻔했지만 정수빈의 호수비로 실점을 막아냈다. 상대팀 롯데마저 엄지척을 하거나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그런데 정수빈도 걱정이 많다. 공은 잘 잡는데 공은 잘 맞지 않는다. 타격이 되지 않는다.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선 11타수 1안타를 쳤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35타수 4안타, 타율 0.114를 기록했다. 1타점 2득점이 전부였다.
시즌 초반 3할을 훌쩍 넘겼던 정수빈은 5월 하순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올 시즌 성적은 214타수 51안타, 타율 0.238에 머물러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60명 가운데 57위다.
2009년 2차 드래프트 5라운드 3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정수빈의 통산 타율은 0.279다. 그리고 경찰야구단을 제대한 뒤 복귀한 지난해 후반기엔 26경기에서 98타수 36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67을 기록했던 정수빈이었다.
좌투수 상대 승부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좌투수에겐 54타수 10안타로, 타율 0.185에 머물러 있다. 우투수 0.253, 언드핸드 투수 0.286과 차이가 너무 크다.
원래 교타자 타입이라 홈런이 적긴 했지만 꼬박 2개씩 이상은 때려냈다. 2014년에는 6개까지 때린 적이 있다. 그런데 홈런이 올해는 아예 없다. 다만 도루 14개로 빠른 발만은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전체가 극심한 득점 부진에 빠져 있다. 여기에는 정수빈도 일정 정도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9번 또는 1번 타순에서 연결 고리를 해줘야할 정수빈이 살아나야만 두산의 공격 흐름도 살아날 수 있다. 이제는 슈퍼 캐치를 넘어 슈퍼 타격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