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 1차지명, 불공정 게임’ 전면 드래프트 재도입 필요

입력 2019-07-01 15:37

KBO가 1일 2020년 신인 1차 지명 선수 1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서울 지역 연고지를 갖고 있는 3개 구단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 순으로 지명했다. LG는 휘문고 우완 투수 이민호를 선택했고, 키움은 장충고 좌타 외야수 박주홍을 지명했다. 유일한 1차 지명 야수다. 두산은 성남고 우완 투수 이주엽을 지명했다.

SK 와이번스는 야탑고 좌완 투수 오원석을 지명했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는 북일고 우완투수 신지후, KIA 타이거즈는 광주제일고 우완투수 정해영, 삼성 라이온즈는 경북고 우완 투수 황동재를 지명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경남고 우완투수 최준용을, KT 위즈는 유신고 우완 투수 소형준을 선택했고, NC 다이노스는 용마고 우완투수 김태경을 지명했다.

그런데 1차 지명은 연고 지역 출신 선수만을 선발하도록 한다. 지역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라는 명분을 달고서다. 그러나 지방 구단의 경우 뽑을 선수가 없다보니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지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대로 서울 공동 연고 구단인 LG와 두산, 키움은 말그대로 골라서 뽑는다. 서울 지역에 우수한 선수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한화가 1차 지명했던 북일고 출신 성시헌은 지난해 11월말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방출이다. 성시헌은 지난해 1군은 물론이고 2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한화의 방출 사유는 기량 미달이었다.

실제 3개 구단이 공동 관리하는 서울권에는 야구 인프라가 잘되어 있는데다 프로야구 선수 지명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다 보니 학생들이 서울로 몰리는 악순환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서울 구단과 지방 구단의 전력 차로 이어지고 있다.

연고지 기준으로 선발하는 1차 지명제도는 미국과 일본에는 없는 KBO리그만의 제도다. 전형적인 불공정 게임이다. 공정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고 있다. 매년 폐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지만, 우수 선수를 독점하려는 서울 연고 구단에 가로막혀 한발짝도 논의 진척이 없다.

1차 지명제도를 폐지하고 전면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이다. 전면 드래프트로 연고지 구분 없이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지난해 성적 역순으로 지명하는 제도다. 그러나 당시 구단들이 연고지 학교 지원을 슬며시 줄이면서 현행 제도로 환원됐다.

폐지 논의를 주도해야할 KBO는 양측의 눈치만 보고 있다. 골치 아픈 문제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속셈이다.전면 드래프트는 반드시 필요하다. 전력 평준화의 첫걸음이다. 전력 양극화가 지속된다면 한국프로야구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