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의 정례 오찬 모임인 ‘초월회’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달 만에 함께 했다. 국회 정상화에는 합의했지만 여전히 상임위원장 선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조율할 과제가 남은 만큼 각 당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황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초월회 회동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들면서 국회에 들어오라고 하는 건 제1 야당을 대하는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라며 여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저와 당도 하루 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서 민생 현안을 챙기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국회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선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회는 안 된다, 추가경정예산안 분리심사도 안 된다, 모두 안 된다고 하면서 국회 정상화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당이 국회 완전 정상화를 위해 대승적 결단만 내린다면 한국당도 적극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곧바로 황 대표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의 말을 듣다 보니 국회 정상화에 아직 전제조건이 남아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회민주주의가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며칠이다. 민주주의의 정상적 대화 방식을 포기하는 방식이 동원된 건 유감”이라고 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이 정의당과 상의 없이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장 교체를 정한 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여당에 양보를 요구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심상정 위원장에게 양보하는 용단을 보여주길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에 당부드린다”며 “우리가 정치적인 합의를 제대로 지키는 것은 의회정치에 꼭 지켜야 하는 도리”라고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차원의 방북단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국회 차원의 방북단을 구성해 남북 국회 회담, 한반도 비핵화, 대북 인도지원,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현안을 논의할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몫의 상임위원장을 하루빨리 선출해달라. 그래야 추경과 법안 심사가 가능하다”고 촉구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