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독일계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원 규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1년 새 기술이전만 4건, 거래액이 3조원에 달한다.
유한양행은 1일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규모는 8억7000만달러(1조53억원)다.
NASH는 간 지방축적과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셔도 간에 5% 이상 지방이 쌓여 간세포가 손상되는 병이다. 심한 경우 간질환, 간암 등으로 발전해 사망 위험이 높다.
이번 신약 후보 물질은 ‘GLP1’과 ‘FGF21’이라는 위장관 내장 호르몬에 모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다. 장기 일부가 굳는 섬유화 반응을 방지해 간세포 손상과 간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양사는 이후 임상 계획, 연구개발(R&D) 방향성 등을 논의해 공동연구를 할 예정이다.
이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계약금으로 4000만달러를 받는다. 개발 단계에 따라 기술료인 마일스톤 지급액 최대 8억3000만달러를 수령하게 된다.
유한양행의 기술 수출은 1년 사이 눈에 띈다. 지난해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 후보물질 ‘YH14618’을 24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했다. 같은 해 11월 얀센바이오텍에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 ‘YH25448’을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길리어드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후보물질을 88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했다. 이번 기술수출까지 1년 새 3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이끌어 냈다.
유한양행은 고 유일한 박사가 1926년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창립한 회사다. 그는 71년 작고할 때까지 유한학원·재단 등을 설립해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에 힘썼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원칙으로 삼은 창업주의 신념에 따라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해 왔다. 사원 복지도 우수해 오랫동안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제약 부분 회사로 꼽혔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