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병주 교수와 핀란드 알토대 공동연구팀이 게임 중 느려지는 현상인 ‘레이턴시 효과’, 이른바 랙(lag)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
1일 KAIST에 따르면 게이밍 장치나 네트워크, 프로세싱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지연 현상인 ‘레이턴시’는 사용자가 명령을 입력했을 때부터 출력 결과가 모니터 화면에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지연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엔드 투 엔드 레이턴시(end-to-end latency)’라고 부른다.
게임은 상호작용의 실시간성이 중요한 요소인 만큼 지연 현상이 발생하면 플레이어의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실시간 개념이 중요한 일반적인 네트워크 게임에서 250ms(1000분의 1초) 이하의 네트워크 딜레이가 있는 환경일 경우, 플레이어가 화면에서 본 내용을 토대로 입력한 내용을 우선시한다는 규칙을 갖고 있다.
이 규칙은 상대 플레이어가 자신이 본 화면과는 다른 게임 결과를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결국 부자연스러운 게이밍 경험을 느끼게 만든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레이턴시가 있는 게임 환경에서도 플레이어가 원래 실력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보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레이턴시가 발생하는 수준에 따라 게임의 디자인적인 요소를 변경, 지연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마우스 클릭·화면 터치로 새가 기둥 장애물 사이를 통과하는 게임인 ‘플래피 버드(Flappy Bird)’를 플레이할 경우, 레이턴시가 추가되는 상황에 맞춰 기둥의 높이를 변형하면 레이턴시가 없던 환경에서의 플레이 실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레이턴시가 없을 경우의 플레이어 성공률, 레이턴시가 특정 정도로 발생할 때의 플레이어 성공률을 각각 예측해 장애물의 크기를 자동으로 조정하면 성공률이 비슷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해당 보정 기술을 각종 게임에 적용할 경우 플레이어의 게이밍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보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인정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하고 알토대 김선준 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번 연구는 5월4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권위 국제 학술대회인 ‘CHI 2019’에서 발표됐다.
이병주 교수는 “이번 기술은 레이턴시의 양만큼 게임 시계를 되돌려 보상하는 기존의 랙 보상 방법과는 다르게 플레이어의 게임 흐름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